푸른 바다가 보고 싶어 무작정 질러 버렸던 제주도 올레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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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알들이 하나하나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인 것 같아.


by. 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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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주도성"

한번 생각해 볼 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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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던 날, 물 맑고 공기 좋은 할머니 댁에서 만난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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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계속해서 [                             ]를 해야겠다.

당신의 빈 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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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떠났던 여행의 느낌표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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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취업은 아니지만 서류에 면접을 통한 과정을 거치면서 참 많이도 떨리고 긴장했었는데
합격을 해서 참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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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로 떠나는 여행 by Min

 

7월 17일 금요일

열차번호

출발

도착

출발시간

도착시간

비고

1059(새마을)

서울

동대구

15:00

18:33

새마을호 자유석

  일정 : 대구에서 병진이와 함께 저녁

 
7월 18일 토요일

열차번호

출발

도착

출발시간

도착시간

비고

1001(새마을)

동대구

부산

10:20

11:35

새마을호 입석

1051(새마을)

동대구

해운대

09:34

12:08

새마을호 입석

1053(새마을)

동대구

해운대

11:17

13:56

새마을호 입석

일정 : 점심을 어떻게 하지?

성주와 함께 경성대에서 김장훈 콘서트 고고ㅋ(저녁 8시)

끝나고는 광안리에서 바다보면서 소주에 회! 굿굿

 

7월 19일 일요일

열차번호

출발

도착

출발시간

도착시간

비고

1941(무궁화)

부전

진주

10:00

13:00

부전동지하철역 1번 출구 부전역

1953(무궁화)

13:00

16:00

  일정 : 나의 고향 진주로 꼬꼬 :)

 

7월 20일 월요일

열차번호

출발

도착

출발시간

도착시간

비고

1951(무궁화)

진주

광주송정

(광주시내)

09:49

13:33

광주시내구경

1104(새마을)

광주송정

(광주시내)

용산

17:00

20:55

 

일정 : 떡갈비골목, 김대중컨벤션, 전남도청 그리고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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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내일로티켓(7일간 프리패스 열차티켓), 카메라, 노트북, 물티슈, 옷가지, 핸드폰충전기, 현금 쪼끔, 그리고 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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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지난 잡지에서 제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레몬트리>의 작년 12월호 기사 '모티프#1 이안수 선생의 수동 모카 포트' 기사입니다.

 

능력 있고 강단진 세 아이의 학부형 엄마인 레몬트리의 박미순 기자는 취재원을 향해 뻗은 촉수가 예민하기로 이름 높습니다.

 

그녀가 작년 봄 저와 보름쯤을 함께 했던 이탈리아의 젊은 화가 발레리오(Valerio Berruti)가 이탈리아로 돌아가기 전에 저에게 전해준 모카 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법에 대해 감지하고 그녀의 기획기사 '이 멋진 커피 머신'에서 공개했습니다.

 

  
박미순기자와 레몬트리 취재팀. 발레리오의 방법에 따른 커피의 맛을 감별하기위해 특별하게 커피 맛의 감식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진기자를 대동했습니다.
ⓒ 이안수
모티프원

 

이 기사는 작년 발레리오와 함께 했던 추억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로 돌아가기 하루 전, 저와의 우의에 대한 정표로 그가 전 세계를 떠돌면서 애용하던 모카 포트와 그가 애용하던 illy커피를 함께 제게 선물하고 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자신이 직접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마셔야 창작욕이 솟는다는 그가 가장 아끼던 모카 포트와 커피였습니다.

 

그가 떠나기 하루 전날 밤, 저와 저의 처를 불러서 그 모카포트로 커피를 추출하는 법을 시연하면서 내밀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이 방법은 전문 바리스타를 포함한 이탈리아의 전 인구 중에서 뛰어난 커피 맛을 낼 줄 아는 상위 2% 안에 든다는 자신의 아버지 방법에 따른 것이라 했습니다.

 

  
발레리오가 제게 선물한 모카 포트와 illy 커피
ⓒ 이안수
발레리오

 

그가 전한 핵심은 2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커피를 추출한 커피의 찌꺼기를 다음번 새로운 커피를 추출할 때까지 모카 포트 속에 그대로 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포트가 커피향을 더 머금게 된다고 그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포트를 오래 사용할수록 그 커피 맛은 더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모카 포트는 매번 그 전보다 더 맛난 커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아버지는 같은 포트를 22년째 사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둘째는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크림을 넣은 것 같은 부드러운 맛을 내는 방법입니다. 모카 포트에 커피가 20%쯤 추출되었을 때 그 원액을 백설탕 적당량(자신의 기호에 따라 한두 스푼)에 부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젓고 나머지 80%의 커피를 마저 추출한 다음 믹스하는 것입니다.

 

물론 에스프레소만의 짙은 커피 맛을 원하시는 분은 설탕을 넣지 않으면 됩니다.

 

저는 발레리오의 이 원리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모카포트는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그 구조가 단순하여 아무리 사용하여도 고장 날 염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 만 원하는 자동 커피 추출기는 그 가격은 차치하더라도 전기와 전동모터 등 그 복잡한 구조로 쉬 고장이 나게 마련이지요. 또한 점유하는 공간도 적지 않습니다. 한 제품을 골동이 될 만큼 오래 쓰게 만드는 사람의 손맛이 들어가는 이 발레리오의 방법에는 편리함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지금의 방법과는 다른 미덕이 있습니다.

 

둘째는 우유나 크림을 상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백설탕은 우유나 크림보다 오래보관이 가능하므로 불쑥 방문하는 방문자들의 기호에도 부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발레리오가 이 모카 포트를 주면서 자신의 비법을 제게 전수해주기 전에는 늘 핸드드립에 집착했습니다. 저의 방식은 허형만의 '압구정 커피집'에서 배운 방법이었습니다.

 

허형만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커피회사에서 20여년 가까이 근무하시면서 생두를 선별하고, 로스팅 방법을 실험하고, 로스팅 후 그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실전적 경험을 축척하신 분입니다. 그 분은 압구정에 허형만 커피집을 내고 그곳에서 커피의 추출기술을 전수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허 선생님의 방법 뿐만 아니라 모티프원에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바리스타분들이 찾아오시곤 합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따른 노하우를 한 수씩 제게 전하고 갑니다.

 

  
모티프원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높은 분들이 출입하시곤 합니다. 그리고 그 노하우들을 서로 나누게 됩니다. 올 1월에 방문하셨던 이 분은 전문 바리스타입니다.
ⓒ 이안수
커피

 

저는 이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그 감사의 마음을 모티프원을 찾는 또 다른 분들에게 전하곤 합니다.

 

커피는 그 자체가 문화이며 커피가 있는 공간은 또 다른 문화의 생산지입니다.

 

저는 이 커피가 가진 정신적, 문화적 마력에 대해 모티프원을 즐겨 찾으시는 '공주'님에게 말씀드렸고, 그 분은 새로운 인생의 도전을 큐레이터가 되고자하는 애초의 마음을 바꾸어 커피 유통에 몸을 담았고, 마침내 국내 중소 커피 로스팅회사의 이사님이 되셨으며 지금은 자신의 커피 브랜드를 만들 꿈에 부풀어 계십니다.

 

그 분은 용기를 준 저에 대한 고마움으로 명동의 한 전망 좋은 호텔로 저를 초대해서 맛난 점심을 사주셨습니다.

 

  
공주님의 초청으로 '용의 눈물'의 김재형 감독님과 소엽선생님과 함께했던 명동 한 호텔에서의 점심식사. 김감독님은 시공간에서 연극을 하셨던 옛 추억을 점심식사 만큼이나 맛나게 들려주셨습니다. 김재형 감독님은 식사가 끝나고도 자리를 옮겨 드라마의 각종 비사와 동국대학교의 명예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는 행복을 얘기하셨습니다.
ⓒ 이안수
김재형

 

박미순 기자의 기사는 발레리오를 생각나게 했고 발레리오의 커피는 공주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때론 일상이 힘겹기도 하지만 벽돌과 벽돌 사이를 단단히 잊는 매질(媒質)모양 그 틈을 잊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커피향처럼 향기로운 기운을 얻습니다.

 

발레리오 창작 영감의 원천이었던 모카 포트와 일리커피 그리고 그 커피 추출 노하우를 몽땅 제게 물려주고 간 그 아낌없는 우의에 저는 그가 이탈리아로 떠나는 날 아침, 그의 사진을 찍어 그의 귀국 짐에 저와 대한민국의 정을 보탰습니다.

 

  
저는 되 갚을 수 없는 발레리오의 깊은 우의에 이 사진을 찍어 선물했습니다.
ⓒ 이안수
발레리오
 
죽이는 에스프레소 만들기
 
  
내가 반하는 에스프레소 추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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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1fine

*
귀여운 바가지 머리 5총사.
카모메 식당도 얼른 구해서 봐야지.

*
멋진 은발 머리에 잘 다려진 쉬크한(!) 
화이트 셔츠를 입으신
멋쟁이 할머니와 지팡이를 짚고 함께
영화보러 오신 할아버지
나도 저런 모습으로 함께 늙어갈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날씨가 덥길래
한 손엔 하이트 250ML 캔 맥주를
다른 한 손에 치즈 맛 맥스봉을 들고
집으로 가는 오르막 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홀짝홀짝 냠냠냠
새로운 즐거움 히히:D 

*
그리고
나를 위한 기도가
절실한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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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책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
나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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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모임(http://koyo.byus.net)에서 정치와 관련된 이슈를 가지고 토론이 있었다. 여러 선배들의 의견이 오갔고 그 중, 은경누나의 글이 마음 속 한 곳을 울려 이렇게 스크랩 해 온다.

/

저는
법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헌법에 어긋나는 법은 효력을 상실하게 되고
헌법에서도 저항권을 인정하고 헌법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두리뭉술하고 추상적이긴 하지만,
원래 이상이라는 것은, 꿈이란 것은 멀리 있는 등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안개 속에서는 지도보다 등대가 더 유용한 법이지죠.

저는 법률과 실리가 우선하는 세상보다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배려 역시 가진 것 없고 가난한 사람 우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사회보다는
누구도 절대적인 가난과 생존의 위협에 처하지 않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말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그런 등대를 좇아 가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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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의 소프트웨어는 무엇일까? 


광장과 공공디자인

우리는 모두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그 때를 기억하고 있다. 하늘은 맑고(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오는 날이나 바람이 몰아치는 날에 자전거를 처음 배우지는 않지 않은가!) 구름은 뭉게뭉게 살찐 몸을 바람에 뒤척이던 날이었을 것이다. 누나나 오빠를 조르고 졸라 뒤를 잡아 주라고 한 뒤 페달을 밟아 본다. 양 손을 똑바로 하고 페달을 힘껏 밟으라는 개인 트레이너(?)의 고함 소리는 허공에 퍼지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놓지 마, 꼭 잡고 있어야 돼!” 그러나 몇 번의 실패 끝에 문득 알게 된다. 지금 뒤에서 손을 놓았다는 것을, 지금 저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음을, 양 발에 묵직하게 자전거의 무게가 느껴지고, 그 힘만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묵직한 경쾌함이 온 몸을 휘감는다. 그러면 저 멀리 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너 혼자 타는 거야!”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날, 우리는 누구나 ‘혼자 타는 거야’라는 말도 같이 배우게 된다.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실수로 한 경비원의 눈을 실명하게 한 뒤 FBI의 수배를 피해 도망생활을 하고 있는 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생의 가치와 가족애를 잘 나타냈다고 평가 받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88년 작 <허공에의 질주>, 왼쪽 사진의 아들역이 리퍼 피닉스이다. 자료 : 네이버


인생을 자전거에 비유할 수 있을까. 부드럽지만 야무지고 꼼꼼한 연출가인 영화감독 시드니 루멧의 1988년작 “허공에의 질주(Running on Empty)"는 그런 면에서 한 편의 훌륭한 비유이다. 수배중인 부모님을 이해하며 묵묵히 아버지의 삶을 따르던 아들. 하지만 그에게도 이제 제 인생을 살아야 할 때는 찾아오는 법이다. 영화는 이런 마지막 대사로 끝이 난다.

"Get on the bike! You're on your own, kid."(자전거를 타거라. 넌 이제 너의 길을 가는 거야.)

그리고 우리는 중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면서 누구나 이런 구절 하나쯤 책갈피에 꽂아 놓고 제법 진지한 얼굴을 하곤 했던 것이다. 이문열은 그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가 우리의 삶을 인도할 수 없다면, 우리의 구원은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넘어온 것이며 우리의 삶도 외재적인 대상에 바쳐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인하고 채워가야 할 어떤 것이었다.”


즉 자전거를 혼자 탄다는 것, 그것은 자기 삶에 자기가 주인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공의 공간, 공공의 생활


공공디자인은 그것을 실행하고 집행하는 관과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디자인하고 만들어 내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그리고 그 공간에 살아가는 오늘 시민 혹은 국민이라 불리는 우리 자신들 모두에게 하나의 화두처럼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얼마간 동떨어진 주제로도 존재하고 있다. 이유는 많다. 남의 일, 남의 사업, 내 책임은 아닌, 아직은 우리가 디자인 수준이 떨어지는, 아직 경제가 어려워서, 이 정도면 뭐, 등등.

 
서울시에 의해 추진된 공공미술과 도시디자인 변경 사업.

덕분에 공공디자인은 자치단체마다 제법 굵직한 예산을 차지하는 사업이면서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는 못 거두는 조금은 속상하고 애먼 사업이 되기가 일쑤이다. 어쨌든 공공디자인 사업으로 휘황찬란한 무슨 무슨 거리를 조성해 놓기가 무섭게 노점들은 진을 치고 각종 생활정보 딱지들은 날아와 붙는다. 조형물은 입 가진 자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저주의 말을 퍼 붓고 가고 ‘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소리 지른다. 이쯤 되면 공공디자인은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고 도시경관을 좋게 하는 관광요소가아니라 차라리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다리 위에 범고래 조각이 날아다니고 가로등마다 캐릭터를 붙여 놓아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도 없는 노릇. 공공디자인 사업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무엇이 부족해서 헬싱키나 뉴욕이 되지 못하고 도쿄와 스톡홀름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주인으로서 주인의식 갖기


주인으로서 주인의식 갖기는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하나의 ‘덕목’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 ‘국민학교’ 교실엔 반마다 이런 패널이 붙어 있었다. 민주시민의 9대 덕목 운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주인의식이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 주인의식이란 말 그대로 주인의 마음을 가지고 시민으로서 생활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이 그리고 또 민주주의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의식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주인의식은 그러나 우리도 잘 알고 있다시피 누군가에게 배워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의 주인이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주인의식은 주인이 되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어렵게 자기 집을 장만한 사람이 자기 집에 가지는 주인의식이, 차를 장만한 사람이 첫 손세차를 하면서 느끼는 주인의식이 배워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하나의 본능에 가까울 정도이다.


같은 논리로 우리가 우리의 공공 공간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갖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공공공간과 공공디자인에 대해 주인이 되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공적인 공간에 대해서 사적인, 혹은 그와 비슷한 애정과 관심과 눈빛을 보낼 수 있을 때 공공디자인 사업은 본질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광장’에 대해 요즈음의 상황을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공의 공간에 대해 진정으로 시민과 국민이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공공디자인 강국으로 가는 첫 출발점인 것이다. 공공공간이 내 공간이 아니고 남의 공간이 될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돌려야 할 자전거를 잃게 되는 것이다.

공공디자인 사업에 그간 많은 수고와 노력을 기울여 온 자치단체의 앞으로의 할 일은 공공디자인의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데 있다. 공공디자인의 소프트웨어는 바로 주인의식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 참여형 마을가꾸기 사업은 눈 여겨 볼만한 작고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공공의 공간을 시민과 국민에게 돌려주고 공공디자인은 이제, 공공공간의 주인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어떤 것으로 돌아와야 할 때이다.


mbn art & design center 유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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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보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 소중한 시간들은 

포기없이, 남들보다 늦더라도, 정직한 마음으로 매 순간 '과정에 충실했던 순간들'이라는

걸 알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바랍니다.   

*

이번 학기 수업 중에 가장 소중했으며, 즐거웠던 수업이었는데 역시나 선생님은 제자들을 위해서 멋진 말씀을 끝으로 해 주셨다.

한 학기 동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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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웬델 베리, 『삶은 기적이다』, 녹색평론사. 2006
 
삶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박혜영- 인하대 영문과 교수.《9월이여, 오라》역자.

   한때 정치적 탄압이 우리의 삶을 뿌리째 흔들던 시절이 있었다. 무슨 책을 읽는지, 어느 집회에 참석하는지, 어떤 발언을 하는지가 우리의 삶을 하루아침에 고문과 사형으로 이끌던 시절이 있었다. 최대한 모욕과 굴욕감을 주도록 '과학적으로' 고안된 각종 고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자신의 인간적 존엄성을 포기해야 했다. 나아가 군대의 총칼 아래 수많은 삶의 밑동들이 아무 인과관계도 없이 잘려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치적 탄압과 폭력의 한 시절은 '서울의 봄'과 함께 물러났고, 그 뒤로 소위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낯선 이름의 손님이 우리를 찾아왔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같이 살림을 꾸리자면 어느 한쪽의 변질은 '불가피해' 보였다. 결국 대세는 시장이었고, 민주주의는 효율성과 경제발전을 위해 '구조조정' 되었다. 이제 시장의 원리와 규칙은 정치폭력보다 더 폭력적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었다. 일거리가 없는 사람도, 일거리가 있는 사람도 모두 불안하게 되었다. GNP와 무관한 아이들과 노인들마저도 불안하게 되었다. 생각과 사상 때문에 탄압받던 시절에는 없었던 정체 모를 불안감이 사회 곳곳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웬델 베리는 현대산업문명의 본질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존경과 충직함, 이웃간의 정과 같은 미덕으로 수천년간 삶을 꾸려온 '붙박이들(stickers)'을 뿌리뽑아 모두 한탕주의 '뜨내기들(boomers)'로 만드는 것이다.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뜨내기들의 삶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약탈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우대하는 문화에선 누구나 최초의 처녀지를 찾아나선 고독한 탐험가가 되어야 하고, 누구나 최대의 독점적 이윤을 얻기 위해 혼자서 분투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대체로 자기와 친숙한 것은 모질게 대하지 못한다. 한솥밥 먹는 식구들이 그러하고, 부대끼며 정든 가축과 이웃이 그러하고, 자기를 키워준 고향땅이 그러하다. 땅을 오염시키고, 물을 더럽히고, 고향을 싹쓸이하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돈을 찾아 떠도는 임시 뜨내기들이다. 현대의 지배적인 문명이 한탕주의 뜨내기 우대문화였다는 점은 수천년간 지속되어온 인류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웬델 베리의 지적처럼 오랫동안 자비와 동정, 돌봄과 나눔의 법칙으로 삶을 이어온 인류가 이제부터는 산업주의적 방식으로 인간 대 자연, 만인 대 만인의 생존투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웬델 베리의《삶은 기적이다》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밑도 끝도 없는 이 불안감을 천착하여 경제전체주의라는 산업문명의 횡포와 그 동력으로서의 과학기술의 오만함에 대해 신랄하게 꾸짖는 책이다.  
 
  산업문명의 횡포
  웬델 베리는 미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수필가이며 소설가이다. 그는 T. S. 엘리어트 상을 비롯하여 여러 저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사상가이지만, 자기 식구들의 생계방편으로는 소위 가장 반세계화적인 농사일을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스탠포드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였고, 이후 켄터키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웬델 베리가 잘 나가던 교수직을 그만두고 5대째 내려온 고향마을인 켄터키의 헨리 카운티로 돌아가 농부가 된 것은 이런 뜨내기로서의 삶을 청산하고, 땅에 뿌리를 박고 책임있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실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책임감이란 인간적 한계를 받아들일 때 나온다. 웬델 베리가 보기에 농사일은 한 장소에 뿌리내리고 산다는 것의 인간적 책임과, 자연과 공존하고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인간적 한계가 도리어 얼마나 우리 삶을 신비롭고 경이롭게 바꿔주는지를 날마다, 계절마다 새기도록 해주는 가장 신성한 노동이다. 한 마을에 함께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사는 농촌 사람들에겐 문화가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설과 민담이 있고, 함께 농사일을 꾸리며 부르는 민요가 있고, 풍성한 수확을 비는 제의가 있다. 왜냐하면 풍요로운 가을걷이란 본질적으로 농부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웃간의 품앗이와 알 수 없는 천지신명의 은덕에 기대는 농부의 마음이란 결국 무한한 자연의 신비 앞에 선 한 작은 인간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각성과 겸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훌륭한 문화란 인간의 한계를 깊이 새길 때, 그래서 삶이란 알 수 없고, 신비로운 것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때 번성할 수 있다. 

  하지만 농업사회와 달리 산업사회의 경제전체주의에서는 존재의 모든 요소, 삶의 모든 기술이 '특허'와 '상품'으로 환원된다. 아이를 잘 낳는 것도, 잘 낳지 못하는 것도 모두 시장이 된다. 난자와 같은 가장 은밀한 사적요소들은 상품이 되고, 복제기술은 특허가 된다. 물론 여분의 배아들은 일회용 휴지처럼 사용한 뒤 폐기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연도 쪼개지고, 분리되고, 가로막힌다. 산은 터널을 위해 존재하고, 강은 댐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한쪽에선 우량농지 확보를 위해 기름진 바다를 메우고, 다른 한쪽에선 군사시설을 위해 기름진 땅을 파헤친다. 모두가 철거되는 것이다. 난자도, 배아도, 농민도, 노동자도, 농토도, 바다도 모두 더이상 원래 생겨난 곳에 붙박고 살 수가 없다. 산업문명이란 바로 '철거문명'이기 때문이다. 소위 전근대적인 농업사회에서처럼 한자리에 오래 붙어있는 것들은 돈이 되지 못한다. 자꾸 새로운 시장을 찾아낼수록, 자꾸 옮겨 다닐수록, 즉 자꾸 철거할수록 GNP는 올라간다. 웬델 베리의《삶은 기적이다》에는 과연 이런 식으로도 앞으로 계속해서 인류의 삶이 이어질 수 있겠느냐는 작가의 통탄이 담겨있다.  

  웬델 베리는 현대문명의 이런 속성을 '고도의 생산성과 영구혁신'이라는 현대 산업주의의 경제적 이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오늘날 성공과 발전은 모두 숫자와 크기로만 측정된다. 개인의 성공은 연봉으로 측정되고, 국가의 발전은 GNP로 결정된다. 예술이건, 교육이건 모두 얼마나 상품성이 있는지가 생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정부도, 교육도, 종교도, 병원도 마치 기업조직처럼 변질되고, 규모의 성장과 이윤의 확대를 추구하게 되었다. 물론 기업들이 외치는 '글로벌 경제라는 것은 이제는 상품이 아닌 돈을 생산해내는 것'이며, 당연하게도 '표토나 삼림이 줄어들어야 돈은 늘어나게' 되어있다. 웬델 베리는 대학교수들마저 후안무치하게 상업주의적으로 변해가고, 대학은 기업의 거간꾼 노릇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한탄한다. 오로지 '혁신만을 위한 혁신'을 추구하거나 효율성과 생산성만을 발전의 척도로 삼는다면 결국 우리는 영원히 새로운 시장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고, 처음 생겨난 곳으로부터 모두 뿌리 뽑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진정한 낯설음을 파악하고도 농사짓는 법을 잊어버린다면 과연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웬델 베리는 묻는다.

  물론 '뿌리 뽑힘'이라는 산업문명의 속성은 전문가주의와 과학주의로 무장한 과학기술의 배타적인 지원 없이는 유지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근대적 과학기술이란 근본적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는 물질로 환원될 수 있고, 이 물질을 쪼개고, 부수고, 자른 뒤, 마치 시계 조립하듯이 끼워맞추면 다시 새로운 전체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그릇된 확신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관에서는 숲이나 주차장이 별반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숲을 없애 주차장을 만들고도 '생산'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웬델 베리가 유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통섭》이란 책을 비판하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윌슨의 '통섭'의 논리는 지금의 인류에게 큰 재앙을 초래하고 있는 현대과학의 이런 특성과 그릇된 '과학주의적' 가치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대과학의 '과학주의' 
  웬델 베리는 윌슨의《통섭》에 담긴 과학기술관을 환원주의적 과학이라고 단정한다. 베이컨이 '아는 것은 힘이다(scientia potestas est)'라고 선언한 이래 인간의 모든 '지식'은 독점적인 권력의 토대가 되었고, '무지'는 인간이성으로 고쳐야 할 질병이 되었다. 오랫동안 인류에게 신비의 대상이었던 자연은 경험적 관찰과 귀납적 추론으로 '알 수 있는' 규칙적인 기계법칙의 정교한 '시계'로 환원되었다. 마치 노아의 대홍수 이후 신이 약속의 상징으로 인류에게 보내주었던 '무지개'가 빛의 굴절과 산란이라는 과학법칙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식이다. 현대과학은 무엇이든지 쪼개고, 또 쪼개면 모든 존재의 기계적 법칙과 원리를 발견해낼 수 있으며, 인류문명의 발전이란 이런 과학적 지식을 끝없이 축적함으로써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윌슨은 과학이란 '자연을 자연적 구성요소들로 쪼개는 것'이며, '자연은 다른 모든 법칙과 원칙이 궁극적으로 환원될 수 있는 단순하고 보편적인 물리적 법칙들에 의해 유지된다'고 주장하였다. 즉 모든 것이 일반적인 법칙으로 환원될 수 있고, 따라서 모든 분과적인 학문들이 일관적인 법칙 아래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윌슨으로서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중심으로 한 분과학문들의 '통섭'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윌슨 식의 환원주의적 과학관은 치명적인 한계를 노정하는데 그것은 존재와 그 존재를 둘러싼 다른 존재들 간의 '알 수 없는' 총체성을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환원주의란 본래 고유한 상황의 구체적인 것을 추상화하여 일반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웬델 베리가 인용한 워즈워스의 시구처럼 자연을 '분해하기 위해 살해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번 해부된 것은 아무리 일반적 법칙으로 재해석하고 재통합해도 다시 원래의 전체로 복구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분해할 수는 있지만, 나아가 분해한 것의 일반적 법칙을 찾아낼 수는 있겠지만, 이 법칙들을 다시 통합한다고 해도 예전처럼 전체를 되살려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는 천연광석에서 우라늄을 분리할 수는 있지만 원자력 폐기물을 다시 천연광석 상태로 복구하여 땅 속에 되묻어둘 수는 없다. 결국 환원주의의 위험성이란 존재를 원래 있던 자리에서 쪼개어 옮겨다 놓을 뿐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지 못함으로써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점차 자신의 원래 터전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사실 모든 존재는 본질적으로 이웃한 다른 존재나 생겨난 장소와 분리될 수 없는 유기적인 전체성을 지닌다. 당연히 구체적인 장소, 구체적인 시간 속에 뿌리박고 오래 존재해야 아름다움과 역사도 생겨날 수 있다. 미국의 낭만주의 시인인 에머슨은〈부분과 전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은 적이 있다.

전체에는 언제나 부분들이 필요한 법,
단독으로 아름답거나 좋은 것은 없다네.
나는 새벽녘 오리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참새소리를 천상의 소리로 생각하여,
저녁때 둥우리째 집으로 가져왔다네.
참새는 여전히 노래 불렀지만 이젠 즐겁지 않았네,
강과 하늘마저 집으로 가져오지 못한 까닭에.
해안에는 고운 조개들이 놓여있었지.
마지막 파도의 거품이
조개껍질에 빛나는 진주를 뿌려주었네.
나는 해초와 거품을 씻어내고
바다가 낳은 이 보물들을 집으로 가져왔다네.
그러나 조개들은 초라하고, 볼품없고, 역겨운 것이 되었네.
태양과 모래와 거친 파도와 더불어
해안에 그 아름다움을 두고 온 까닭에.

  어째서 하늘과 오리나무 가지를 벗어난 새소리가 전만 못하고, 거친 파도와 모래와 태양이 없으면 조개들이 아름답지 않은지 '과학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에머슨과 웬델 베리는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해서 보이지 않는 신비를 부정할 수는 없는 거라고 말한다. 존재들이 생겨난 곳을 단지 외적 환경으로만 취급한다면 자연은 더이상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없다. 그저 우리를 둘러싼 주변세계일 뿐이다. 태양과 모래와 거친 파도가 조개에게 그저 하나의 환경일 뿐이라면 이윤을 위해 얼마든지 자연을 파헤치고, 쪼개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요즘은 사람뿐 아니라 나무도 태어난 자리에서 제 수명을 다할 수가 없고, 바위도 처음 생겨난 곳에서 둥글둥글 다 닳을 때까지 있을 수가 없다. 현대문명에서는 지구상의 존재들 모두 저마다의 고향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이 아닌 모든 것이 과학이 되어야 하고, 될 것'이라는 윌슨의 확신은 제국주의적, 혹은 전제주의적 위험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웬델 베리에 따르면 이런 식의 '과학의 종교화'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신비나 인간의 한계 등을 환상이나 무의미라고 밀어냄으로써 '현재의 지식뿐 아니라 미래의 지식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도 모두 과학의 소유물'로 만드는, 즉 근본적으로 제국주의 논리와 같은 논리라는 것이다. 과학이 모든 지식과 경험, 신비와 기적까지도 지배할 수 있다는 '과학주의'의 오만은 인간의 무지와 오류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데서 나온다. 웬델 베리의 지적처럼 현대과학자들은 '원자나 분자, 유전자, 또는 은하수와 위성, 별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또 생태학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유전자의 위치는 정확하게 알게 되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식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하는' 그런 우스꽝스러운 처지를 당연시하고 있다. 나아가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엄청난 양의 핵폐기물을 계속 축적하는' 그런 어리석음도 저지르고 있다. 웬델 베리는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해줄 겸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현대과학에 필요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금 과학이 해결해주겠다는 세계적인 재앙의 대부분은 애당초 과학의 이런 오만으로부터 생겨난 것들이기 때문이다. 겸손이 사라진 곳에서 과학의 종교화나 맹신주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삶의 뿌리내리기
  근대과학의 아버지였던 뉴튼은 자신을 '아직 탐구되지 않은 거대한 진리의 바닷가에서 조개를 줍는 아이'에 비유하며 앞으로 과학으로 탐구해나갈 무한한 세계를 마음속에 그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줍는 조개가 바닷가를 떠나는 순간 그 바다는 이제 더이상 아름다운 '전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웬델 베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시인인 에드윈 뮈어는 히틀러의 군대가 고색창연한 프라하 시내를 침략해 들어오자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 '한때 가치 있고 인간적이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은 죽고, 썩어버렸다. 기계는 도덕적인 힘이며 인간을 더 낫게 해주리라는 생각은 19세기의 생각이었다. 어떻게 증기기관이 인간을 낫게 해줄 수 있겠는가? 히틀러가 프라하로 진군해 들어온 것은 이 모든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백년을 돌아보건대, 우리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고, 우리가 잃은 것은 가치 있는 것들이었던 반면, 얻은 것은 보잘것없는 것들이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잃은 것은 오래된 것들이고, 얻은 것은 그저 새로운 것들일 뿐이기 때문이다.' 과학주의적 사고와 기술주의적 방법으로는 많은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증기기관은 히틀러의 군대와 목적이 같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지 못하는 과학자들의 '지각없는 호기심'은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웬델 베리가 '진보에 의한 지구의 죽음'을 예언했다면, 생명공학기술의 가공할 공포를 그렸던 메리 셸리는 '괴물의 탄생'을 상상했다.《프랑켄슈타인》에서 '창조'라는 신의 영역을 침범했던 유능한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결말에서 이렇게 토로한다. '나로부터 배우라, 내가 말하는 교훈으로가 아니라면 적어도 나의 사례를 통해서라도.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며, 본성이 허락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인간이 되길 갈망하는 사람보다는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세상 전부라고 믿으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더 행복한지를.' 새로운 과학을 찾아 실험실과 묘지를 떠돌던 프랑켄슈타인의 삶보다 가족과 함께 고향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삶이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더 값지다는 뜻이리라.

  그 자신 저명한 생화학자이자 과학비평가였던 에르빈 샤르가프는 '모든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인류가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될 무언가를 돌이킬 수 없이 잃어버리게 만든다'라고 하였다. 에드윈 뮈어와 웬델 베리와 에르빈 샤르가프가 통탄하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기적과 신비로서의 온전한 삶'이다. 웬델 베리는 묻는다. 우리는 과연 삶을 알 수 있는가? 어떻게 아기가 태어나고, 죽음이 찾아오는지 알 수 있는가? 왜 슬픔은 찾아오고, 착한 사람이 고통에 빠지게 되는지 정말 알 수 있는가? 세상의 많은 일들은 알 수 없고, 알지 못하도록 짜여져 있다. 하지만 바로 알지 못하기에 인간은 자신을 낮추고 기도할 수 있다. 우리는 신비로운 탄생과 죽음에 참여함으로써, 또 알 수 없는 기쁨과 슬픔을 겪음으로써만 온전한 일생을 마칠 수 있다. 왜냐하면 샤르가프의 말처럼 참된 '삶은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웬델 베리는 말한다. 사람은 모든 친숙한 다른 존재들에 둘러싸여야 한다고. 시멘트와 아스팔트와 기계가 아닌 풀과 흙과 인정(人情)에 둘러싸여야 한다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땅 위에서 한때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녔듯이 이제 아들이 아버지를 뒤따라 걸어가는 것, 이것이 삶의 행진이라고 말한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다시 아들에서 손자로 이어지는 이 행진으로 우리의 삶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기술이 전해지는 길이며, 공동체의 삶이 온전하게 뿌리내리는 길이다. 언젠가 이 행진이 멎는 날이 온다면, 그래서 함께 걷던 들길도, 들풀도 사라지고 모두가 낯섦 속에 둘러싸이는 그런 날이 온다면, 웬델 베리는 그 날이 바로 지구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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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일레트 메나헤미
출연 밀리 아비탈, 바오치 첸


Rainy day

원래 비 오는 거 좋아하지만
오늘밤엔 유난히 빗소리가 더 좋으네

보고 싶었던 영화

noodle을 우연히 케이블에서 보고
가슴이 따땃해졌음

귀여운 누들!

2009.6.10. 빗소리 톡톡톡 들리는 옥탑방에서
15일에서 쓰는 뒤늦은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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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의 명물 HIGH LINE, 산책로 되기.

 

오래되고 낡은 철근 구조물인 옛 고가철도 철거안해
철근 구조물에 자연을 '자연스럽게' 입히기 위해 몇 년 기다림도 '불사'


7~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떠올려 보자. 그러면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주인공의 머리 위로 지나가는 고가철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거나 혹은 좌절에 빠져 있을 때 특유의 불유쾌하고 무심한 기차음을 내며 지나가는 고가철도는 존재하지 않는 듯 존재하는 뉴욕의 또 하나의 상징물이었다. 또, 고전영화 팬이라면 '엑소시스트'로 유명한 윌리엄 프리드킨의 1971년 작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에서 진 해크만이 보여주는 고가철도 아래에서의 추격씬을 기억할 것이다. 보는이의 시선을 압도하며 머리위를 지나가고 있는 철도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지닌 특유의 무관심과 소외를 상징하는 비유물이었다.


뉴욕의 시민들이 지난 화요일 공원으로 거듭난 하이라인 고가철도를 지나고 있다.  이미지 : 뉴욕타임즈

그런 고가철도가 이제 시민을 위한 산책로로 거듭난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9일 기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주로 가난한 이들의 발이었거나 가축을 나르는 데 이용되었던 고가철도가 산책로로 변신했다고 밝혔다.


니콜라이 우로소프는 하이라인 공원은 그 동안 뉴욕에서 만들어진 공공 공간 중에서 가장 배려깊고 세심하게 디자인 된 공원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이미지 제공 : 뉴욕 타임즈


고가철도는 육중한 철근 구조로 만들어져 있으며 디자인보다는 기차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기능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칫 도시의 외관을 해치고 삭막한 느낌을 주기 쉽다. 보통은 이런 경우 '철거'되는 것이 상식적인 생각의 수준이었겠지만, 뉴요커들은 이 투박하고 거친, 그들의 낡은 과거인 고가철도에 너무 많은 정이 들어 버렸다. 뉴욕의 시민들은 이 고가철도를 철거하지 않고 새롭게 도시에 활력을 넣어 줄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철근에 녹색을 입히는 과정은 몇 년을 두고 계속된 작업이었다. 이미지 제공 : 뉴욕 타임즈

철근 구조물이 도시의 외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을 바로 걷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녹색을 입히기로 한 것은 뉴욕 시민들의 생각이었다.
 



뉴욕의 시민들은 아주 작은 풀과 한 그루의 블루베리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이미지 제공 : 뉴욕 타임즈

그러나 그 녹색은 자로 잰 듯 땅을 구획하여 잔디를 입히고 천편일률의 나무를 심는 방식이 아니라 흙을 입히고 작은 돌을 깐 정원에 씨앗을 자유롭게 뿌리고 조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뉴욕의 시민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고 시간이 지나자 야생의 풀들과 작은 유실수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철거 되지 않는 철길 위에 자라는 풀들은 다소 투박해 보이고 함부로 웃자란 것 같다. 도시 녹지 특유의 '인공'의 맛은 덜하지만 늘 우리 옆에 있어 왔던 것처럼 친근함을 얻었다.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친근함. 그것은 뉴욕 시민들의 고가철도(옛 것)을 잊고 싶지 않은 마음과, 생경한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이 만들어 낸 하나의 공공문화라 부를 만하다. 2005년도 부터 시작된 이 비교적 '작은 공사'에 들어간 것은 돈과 정치가 아니라 시간과 인내,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주목한 공공디자인의 정신이다.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제롤드 네이들러 의원이 하이라인 파크를 둘러 보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욕 타임즈 



자치단체마다 공공디자인 바람이 불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무조건 비판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고 또 그럴 수 없다. 다만 성급하고 가시적인 성과만을 원한 채 전시적인 수준의 공공디자인 사업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치단체의 반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욕 시민들이 지난 4년간 만들어 낸 이 공원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곱씹어 볼만하다.


뉴욕시민들이 옛 고가 철길을 따라 만들어진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욕 타임즈



[유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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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희 전 행정관이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

‘하늘나라에서 만난 대통령’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성민영.

예쁘고 해맑은 이 소녀에게 불행이 닥친 건 6~7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입니다. 골육종이라는 암이 찾아왔습니다.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든 가혹한 시련이 시작된 것입니다.

골육종과의 기나긴 싸움이 끝나갈 재작년 무렵, 이번엔 소녀의 몸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생겼습니다. 골육종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국내외에서도 몇 안 되는 드문 경우라고 합니다.

간신히 병을 이겨내고 조금 안도의 숨을 내쉬려고 할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백혈병은 소녀의 작은 몸을 너무나 힘들게 했습니다. 항암 치료도 더 이상 할 수 없어 그저 상태가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병원에서 계속 생활하고 있던 소녀에겐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보는 일이었습니다.

소녀는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힘들어, 병마와 싸우며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화상강의를 통해 수업을 가르치는 경남 꿈사랑사이버학교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이 곳 선생님들이 소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나서게 됐습니다.

한 선생님이 지난 해 5월 노무현 대통령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소녀의 사연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절실한 마음으로 글을 올려 보는 일, 제 삶에 있어 두 번째가 될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편지를 쓰는 건 제가 가르치는 아이의 조그마한 소망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선생님의 편지는 너무 절절했습니다.

“아이가 아픈 몸을 이끌고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한번이라도 뵈었으면 하는데 뵐 수 있는 건가요? 민영이가 낫길 바라지만 앞일을 알 수가 없기에 급한 마음에 이렇게 몇 글자 남깁니다. 안되면 저희 민영이에게 힘내라고 한번만이라도 연락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런 편지 드리면서 이게 과연 읽혀질까, 읽으시더라도 연락해 주시는 게 가능할까, 찾아갔을 때 먼발치에서라도 민영이가 바라는 대로 대통령님을 뵐 수나 있을까…. 우리 민영이 말고도 더 힘든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아이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 글이 올라가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며 두 사람의 만남을 소망하는 성원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소망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 대통령님 이 글 보시고 꼭 아이를 만나주셨으면 좋겠네요.”

“꼭 뵙길 바랍니다. 노 대통령님은 약자를 돌보시는 분이시니 분명히 만나주실 것입니다.”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꼭 건강하길 빌어요.”

수많은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비서진들이 대통령님께 보고를 드렸고, 선생님들과 협의해 드디어 만날 날짜가 잡혔습니다. 지난해 6월 26일 소녀가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방문객 수 백 여명을 맞이하고 난 대통령은 소녀와 가족들을 사저 앞으로 초대했습니다.

부모님, 동생, 선생님들과 함께 대통령을 만난 소녀는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예쁘고 해맑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설레는 마음으로 소망을 이뤘습니다. 얘기도 나누고 기념사진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대통령은 소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몸을 숙이고 앉아 서명을 해서 선물로 줬습니다.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 2008.6.26. 노무현”

대통령은 마음 아파하면서도 소녀를 위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으려 애썼고, 희망을 잃지 말라며 쾌유를 비는 말을 건네는 동안, 사진을 찍는 동안 내내 소녀와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당신의 손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고 가녀리고 창백한 소녀의 손을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아쉽게 이별하고 나서 대통령은 말이 없었습니다. 소녀의 슬픈 처지에 당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나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소녀는 대통령을 만난 뒤 생가 방명록에 들러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빨리 나을게요. ^-^

감사합니다. >-< ”

얼마 뒤 반가운 편지가 다시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에 올랐습니다. 선생님이 쓴 글이었습니다.

“제가 이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한 해에도 정말 많은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다 사망합니다. 작년에도 저희 반 아이들을 4명이나 하늘나라로 보냈거든요. 그래서 실은 민영이의 나들이가 혹시라도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내심 조마조마하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민영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정말 전날까지 찌푸렸던 하늘이 그날 아침 맑게 개어주었고 아파서 힘들어하던 아이가 그날만큼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평소 덕담의 사인은 잘 하지 않으신다던 대통령님께서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라고 써주신 내용은 아이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과의 만남 후 학교를 가지 못했던 민영이는 창원에서 저희들이 마련한 작은 음악회와 함께 어머니, 동생이 함께 오붓하게 식사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사이버 학교로 와서 저희들이 마련한 작은 이벤트에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 민영이는 골육종 치료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병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항암 치료약이 듣지 않아 치료의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민영이 가족에게 더 이상의 어려움이 없었으면 하지만 경제적으로 그리고 치료에도 아직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너무 이쁜 민영이의 시간이 더 이상 멈추질 않았으면 합니다. 제 바람이 결코 욕심이 아니길 바라면서….”

그러나 가족들과 선생님들과 대통령의 절박한 바람을 등지고 안타깝게도 소녀는 지난해 9월 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소녀가 하늘나라로 먼저 간지 8달 만에 대통령님도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봉하마을에 차려진 분향소에 민영이의 선생님들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추모한 뒤 한 권의 책을 대통령님 영전에 바쳤습니다. 대통령님과 민영이의 만남을 기념해 만든 앨범이었습니다.

앨범 맨 앞 페이지엔 민영이 학교 ‘교직원 일동’으로 된 추모편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글을 읽다가 비서진들은 눈물을 훔치고 말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저 하늘에서 이 편지를 보실 수 있으실런지요. 진작 이 앨범을 드릴 것을, 너무 늦어 버린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작년 이맘때 민영이가 대통령님을 뵙고 참 좋아라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써주신 ‘의지의 승리를 기원하며’ 그 문구가 우리 민영이에게 삶의 힘이 되어주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민영이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가슴 속 불씨였는데…. 그날 민영이의 손을 잡아주시던 그 따스한 손과 마음으로 살아오셨고, 그렇게 가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곧으셨고 또 누구보다 여리시고 인간다운 분이셨기에 선택하신 마지막 길이라 너무도 애통합니다. 부디 편안한 곳으로 가시어 쉬시길 빕니다.”

두 사람의 짧은 만남, 긴 인연.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난 대통령님과 민영이가 두 손 꼭 잡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려볼 뿐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99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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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1위 비결은 ‘경쟁없는 교육’


대학 서열도 사교육도 없는 ‘평등교육’
비판적·창의적 인간 양성 목표로 삼아

아이들에겐 공부 말고 즐길권리 있어
하루 수업은 길어도 6시간 넘지 않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 현실은 질식 일보 직전이다. ‘학교 만족 2배, 사교육 절반’이란 공약과 반대로 현실은 ‘학교 만족 절반, 사교육 2배’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자율화란 미명 아래 평준화를 깨기 위해 학교 서열화를 도모하는 정책 때문에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외환위기보다 심하다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었다는 게 그 방증이다.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마른 자들의 절박감이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모임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대안의 하나로 주목하는 게 핀란드 교육이다. 핀란드 교육은 형평성과 수월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으면서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1위의 나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이 어떻게 그런 결과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제도를 낳은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무엇인지 페카 부오리스토 핀란드 대사에게 들어봤다. 평등이란 가치에 바탕한 핀란드 교육은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목표로 삼는다고 설명하는 부오리스토 대사는 핀란드 교육을 벤치마킹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요즘 들어 핀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지만 강한 나라의 모범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5백만이 약간 넘는 나라지만 세계 1위의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핀란드 국가 경쟁력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먼저, 교육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전 인구가 우수한 교육의 수혜자입니다. 핀란드 교육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람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교과서를 단순히 암기하는 것을 넘어 여러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도록 하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도록 합니다.

경쟁력은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핀란드의 경쟁력은 전통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에 의해 창조됐습니다. 정부, 기업, 대학은 물론 작은 마을까지도 다양한 부문에서 핀란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핀란드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교육을 지적하셨는데, 핀란드 교육의 특징을 꼽자면?

“벌써 몇 가지 특징은 말씀드린 것 같고요. 사고의 유연성과 앞을 내다보는 태도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평등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부여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핀란드의 교육제도를 수출한다면, 가장 큰 장점으로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교육제도란 사회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은 아니지요. 하지만, 제도를 판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계발하는 교육법과 언어교육을 자랑하겠습니다. 또 우리가 매우 자랑하는 점이 있는데, 바로 교사의 자격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입니다. 교사가 되려면 전공과목뿐만 아니라 교육학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우수한 교사들이 핀란드 교육을 강하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선생님들은 국가 발전에 중요한 구실을 해왔고, 특히 지방에선 도서관을 세우거나 다양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도 하는 등 중심적 역할을 합니다.”

-대사님은 자제분들이?

“아들이 둘 있습니다. 벌써 다 컸지만요.”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보통 학교에서 몇 시간씩 수업을 했나요?

“한 주에 25~35시간 정도로, 하루에 6시간을 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점심도 먹는데, 그 시간을 포함해서요. 숙제는 한두 시간 걸리는 것 같더군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간이 길어지고 숙제도 많아지기는 하지만 주 40시간을 넘지는 않습니다.”

-대학입시를 위한 사교육을 받지는 않았나요?

“그런 제도는 핀란드엔 없습니다. 핀란드 학교에는 배움의 속도가 느린 아이들을 따로 지도하는 교사가 있습니다. 이는 학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와 제 아내가 숙제 말고 따로 가르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것은 주로 주의나 훈육을 주는 가정교육 같은 거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다수의 학생이 과외나 학원에 의존해 사교육비가 대략 4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교육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걸지만 항상 실패로 끝났습니다. 혹시 이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하신다면.

“‘교육에 돈을 얼마나 쓰느냐?’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커리큘럼을 개선하거나 교육 방법을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에 대한 토론도 중요합니다. 핀란드인들이 갖고 있는 철학이 있는데 아이들에겐 놀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교육과 발달에 중요한 그 밖의 것을 즐길 권리입니다. 놀기도 하고, 예술을 즐기고, 스포츠나 여가 활동을 하며, 잘 자라기 위해 푹 잘 권리 말입니다.”

-그 말씀을 들으니 한국의 어린이들은 참 불쌍하네요. 잘 시간도 없고 여가 활동을 할 시간도 없으니 말입니다. 핀란드는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의 연관성이 가장 낮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정부는 교육의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들려주십시오.

“핀란드는 작은 국가로서 특별히 자원이 많은 나라도 아닙니다. 역사를 통해 교육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평등과 형평성, 즉 똑같이 참여하고 똑같이 대우받는다는 기본적인 이상 위에 우리의 교육을 설계했습니다. 교육은 중요한 국가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데는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공감했습니다. 좋은 교사를 유치하고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원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적으로 루터파 교회의 역할도 중요했습니다. 기본적인 읽기, 쓰기 등을 못 하면 교회에 다니지도, 결혼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17세기의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의무교육에 대해 국민들의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현 교육제도가 수월성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우파와, 교육의 형평성을 강조하는 좌파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핀란드가 합의를 이뤄낸 과정이 궁금하네요.

“핀란드는 합의 지향적인 나라입니다. 물론 우리 안에도 다양한 정치적인 의견과 주장, 지향이 있지만 독립과 2차대전에 이르는 힘든 역사를 견뎌내면서 노동문제, 소득정책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갔습니다. 물론 파업도 있었고 심각한 정치적 분쟁도 있었지만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의 지향점으로 모아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부럽네요.

“물론 불을 켰다 껐다 하는 것처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20세기 초 핀란드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도 위기를 거쳤고 격렬한 논쟁도 있었습니다. 결국 작은 나라인 핀란드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우리는 동의했던 것입니다.”

-핀란드 국민들이 공유하는 교육관을 다시 한 번 짤막하게 정리해주신다면?

“교육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핀란드와 한국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결과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과 실행일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선 흔하지만 핀란드에는 없는 게 있습니다. 더 좋은 대학, 별로인 대학의 구별 말입니다. 핀란드에선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대학이 있지만, 모든 대학은 고른 수준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어느 대학에 다니는가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낫고, 더 못한 대학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핀란드 사회가 지향하는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핀란드처럼 부유한 복지국가가 아닌 한국 같은 나라가 충분한 재정 없이도 핀란드 같은 교육제도를 가질 수 있을까요?

“초반에 말씀드렸듯이 교육제도는 수출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벤치마킹을 해서 가장 맞는 실행방법을 찾아내는 일은 중요합니다. 최고의 실행법을 찾는 것은 돈의 문제는 아닙니다. 충분한 토론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상황은 항상 변합니다. 그래서 지속적인 논의가 중요합니다.”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몇 년 전 <한겨레>는 정치체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그 당시 대다수의 국민은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선호했지만, 세금을 더 낼 뜻은 없었습니다. 실례지만, 소득의 몇 퍼센트나 세금으로 내시나요?

“어느 나라 국민이나 세금이 너무 높다고 합니다. 높은 세금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또 그게 사람이지요. 그러나 핀란드 사람들은 높은 세금에 대해 분노하진 않습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세금을 어디에 썼는지 공표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에서 2003년 무렵 제가 낸 소득세는 38%였습니다. 최근에는 35%로 낮아졌습니다. 소득세 외에 상당히 높은 간접세와 18~22%의 부가가치세도 있습니다. 핀란드의 소득세는 누진세로, 많이 벌수록 많이 냅니다. 저도 세금이 줄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면 제 어머님이 노후에 받을 수 있었던 혜택, 제 아버지가 받는 의료 혜택, 저와 제 아들들이 무료로 다닌 대학, 그 밖에도 많은 혜택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세금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정부가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정부가 복지국가 모델을 지지하는 국민들로 하여금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런 변화는 불을 껐다 켰다 하는 일처럼 순식간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하는 일입니다. 개혁의 기초에는 참정권, 언론의 자유, 교육제도, 사회보장 등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복지국가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요소를 제도 안에 포함할지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고요. 물론 우리에겐 초기부터 이런 개혁에 대한 믿음이 자리할 수 있는 토대가 있었습니다. 국민이 정부를 통제하는 장치가 있었으니까요. 핀란드 정치사를 보면 반대 의견을 제시할 때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근거를 갖고 대항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파도 정당한 정책이라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영상: www.hanitv.com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newspickup_section/3561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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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미디어 장악' 美日사례 반면교사로

 미국의 20세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함께 시작한다. 1901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어느 대통령보다 언론의 지지를 대대적으로 받았다. 언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그는 기업 집단들의 결합행위를 뒤흔들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으로부터 자율성을 구가하던 언론들은 화답하듯 기업들의 비리를 폭로해갔다. 미국 신문의 탐사 보도가 독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자리를 잡은 것도 바로 이 때다.

루스벨트와 신문 간 일치된 시대정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온갖 부정과 비리를 폭로당하며 발가벗겨진 기업들은 신문을 사들이기로 결정한다. 기업에 비판적이었던 언론들에게는 높은 광고료를 책정해주며 기업과 금융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순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것으로 미국 사회 개혁의 바람은 목숨을 다하게 된다.

1920년대 미국은 시장방임적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윤 추구로 극도의 혼란을 맛본다. 대공황을 맞은 것이다. 기업에 포섭된 미국 언론은 공황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정책들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찬양해왔다. 탐욕스런 기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한 언론은 대공황을 초래한 또 하나의 공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먼 친척 동생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2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치유책으로 뉴딜 정책을 내놓는다. 기업의 탐욕을 제어할 공공성을 강조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에 언론은 적대적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시장방임을 주장하던 가속을 주체하지 못했던 셈이다. 뉴딜 정책이 갖던 대중적 인기 앞에 언론은 잠시 침묵을 지키긴 했지만 '시장을 내버려 둬'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후 미국 기업들의 언론 장악은 가속되었다. 그런 탓에 공공성보다는 시장의 자유를 강조하는 태도는 미국 언론의 신조처럼 되어버렸다. 그 같은 언론의 태도는 2000년대 조지 부시 정권 때 정점에 이른다.

1980년대 레이건 정권을 복습하는 형태를 취한 아들 부시 대통령은 폭력과 선정성, 물질만능으로 눈을 사로잡던 폭스 네트웍과 행보를 같이하는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0세기 미국 정치사의 가장 큰 흐름을 우경화로 꼽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우경화의 행보에 언론은 기업을 거드는 든든한 동반자이거나 주동자로 손꼽히고 있다.

공황에 가까운 경제 파탄이 단순히 경제 운용의 잘못이거나 행정의 잘못이 아닌 기업의 탐욕에 의한 것이었고, 언론은 그 후견인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미디어에 그 메스를 갖다댈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메스를 대기엔 너무도 커져 버린 탓이다.

일본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950년대 당시에 새로운 미디어였던 방송을 신문에 넘겨주면서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서서히 시작된다.

대기업을 끼고 있던 신문이 방송까지 안게 되면서 전에 없던 기이한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판을 치면서 일본 사회는 점차 염치없는 사회로까지 가는 역사의 진행을 보게 되었다. 역사교과서를 둘러싸고 보여주는 파렴치함이나 독도를 넘보는 일을 서슴지 않는 이면에 언론의 힘이 도사리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진보적 미디어, 지식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업과 몸을 섞은 거대 언론들을 이겨내진 못했다. 그래서 현재 두 사회는 탄식에 가까운 곤란을 맞고 있고, 그 여파는 전 세계로 전해지고 있다. 무서운 것은 몇 십년 전에 있었던 그 망령이 한국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으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들을 교훈으로 삼자는 움직임이 있어 두렵기조차 하다. 어쩌면 미디어 관련법이 치열하게 더 논의될 5월, 6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결정적 국면일 수도 있다.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더 넒은 시야로 언론을 고민하는 오뉴월이 되기를 독자 제위께도 권하고 싶다.

- 2009. 4. 23 한국일보

-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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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ent assets 유동자산
Cash and cash equivalents 현금과 현금등가물
Short-term investments 단기투자자산
Accounts receivable 매출채권
Inventories 재고자산
Deferred income taxes 이연법인세자산(유동성)
Prepaid expenses and other current assets 선급비용 또는 기타유동자산
Total current assets 유동자산
   
Other assets 기타자산(비유동자산)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at cost 유형자산
Less accumulated depreciation 감가상각비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net) 유형자산 순액(유형자산-감가상각비)
Long-term cash investments 장기투자자산
Equity investments 투자유가증권
Deferred income taxes 이연법인세자산(비유동성)
Other assets 기타비유동자산
   
Total other assets 비유동자산
Total assets 자산 총계
Current liabilities 유동부채
Loans payable and current portion long-term debt 유동성 장기부채
Accounts payable and accrued expenses 매입채무.미지급비용
Income taxes payable 예수세금
Accrued retirement and profit-sharing contributions 미지급 퇴직급여.이익분배기금:(이건 생소하네요…)
   
   
Total current liabilities 유동부채
   
Long-Term liabilities 비유동부채
Long-term debt 장기차입금
Accrued retirement costs 미지급 퇴직급여(퇴직급여충당금 같네요)
Deferred income taxes 이연법인세부채
Deferred credits and other liabilities 선수수익.기타비유동부채
Total long term 비유동부채
Total liabilities 부채 총계
Share Capital 자본금
Retained earnings and other equity accounts 이익잉여금.기타 자본계정
Total shareholders' equity 자본 총계
Total liabilities and shareholders' equity 부채와 자본 총계
Income Data 손익계산서
Net Sales 매출
Cost of Sales (COGS) 매출원가
Gross Profit 매출총이익
Operating Expenses 판관비
Operating Profit 영업이익
All other expenses 영업외 비용
Pre-tax Profit 법인세차감전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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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피터 게더스의 파리의 간 고양이를 읽고 있는데

정작 나는 주인공인 스코티시 폴더 '노튼'보다 피터 게더스라는 이 작자

(추측컨대 스스로도 '작가'라고 불리우기보다 '작자'라고 불리우길 선호할 듯 한!)

에게 슬슬 빠져들고 있다. 심지어 "당신, B형 이지?" 라고 독자 레터를 쓰고 싶은 지경에 이르렀다.

/

한번은 새벽 두 시에 내가 침대에서 빠져나와 집에 간다고 해서

큰 싸움이 났다. 사라는 격분했다. 제시간에 가지 않으면

노튼은 내가 큰 괴물한테 잡아먹혔다고 생각할 거라고 말했다.

사라는 더 격분했다.

내가 집으로 가는 이유를 계속 설명하는 사이

사라는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고 이제 더 이상 나를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관계를 끝내자는 것이다.

지나친 반응에 약간 놀란 나는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사라는 훌쩍였다.

"노튼은 그냥 고양이니까. 그러니까, 그저 고양이의 감정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잖아. 나는 사람이야. 나는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도 당신은 내 감정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아.

당신은 정말 신경도 안 쓰다구."

그리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당신은 나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해."

"사라, 그건 사실이 아니야." 내가 말했다.

"뭐가? 뭐가 사실이 아닌데?"

훌쩍이던 사라가 희망을 품고서 물었다.

"난 노튼한테 고양이의 감정밖에 없다고 생각지 않아."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유머는 이 순간에 적절하지 않았다.

사라는 그 후 두 달 동안 나를 만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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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당신을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렀습니다.

현 주류에 타협하지 않고, 오직 진실만이 옳은 거라 외치던 당신.

생전엔 보지 못한 당신을 이제서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기도를 합니다.


2009.5.26. 서울 대한문 앞에서 당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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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라는 요상한 제목의 영화

원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로셀로나

 

나름 rhyme까지(?) 있어 입에 착 들러붙는 쿨한 원제를

이렇게도 저렴한 제목으로 바꿔버리다뉘.

 

He is just not that into you의 캐릭터와 거의 변함이 없는

스칼렛 요한슨,

'귀향' 이후에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반가운 얼굴

섹시한 스칼렛 요한슨을 한방에 무너뜨린 진정한 팜므파탈

페넬로페 크루즈

 

그리고 우리의(!!!) '비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쉴새없이

영화를 쭉 이끌어 나가는 수다스러운 해설자,의 등장이란!!!

 

"This movie is so like Woody Allen"

 

어쨌거나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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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도 환경도 서로 너무나 다른

심지어 아버지도 다른 두 자매 명주,명은의 애증과 갈등

그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가 섬세하게 잘 표현 된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영화.

 

무엇보다 재미있다.

 

"부모 잘못 만난 죄 같은 거 그런 건 원래 없는거야"

라는 명주의 대사처럼

 

때로는 그 존재만으로도 숨이 막힐 만큼 버겁고

때로는 그 존재만으로도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되는

아빠가 없을 수도 있고 엄마가 둘일 수도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결국은 "가족"이라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그 본질적 의미를 찾아가는 자매의 따뜻한 로드 무비. 

 

비닐 앞치마를 두르고 생선을 팔아도 간지작살인 공효진과

까칠함마저 매력적인 신민아의 연기도 십 점 만점에 십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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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학살이라는 아픈 역사의 시대가 영화의 배경이지만 이 영화는 분명 두 남녀의 지극히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그녀를,
그녀가 가장 원하는 그녀의 방식대로
평생 사랑해 주었던 남자.


자아에 대한 결벽을 앓고 있는
강하지만 동시에 가장 외로운 여자. 


아마도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존자가 쓴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그녀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리라.

..

나는 늘 이루어지지 못한 아프고 슬픈 사랑
이야기에
마음이 기울고 매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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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일의 밤의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대한 향후 축제전략에 대한 제안서를 PPT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문화관광체육부 지정 최우수문화관광축제로 4년 연속 지정이 된 이유와 지난차례의 축제에서의 보여진 한계점 등을 지적하며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PPT는 수업이후에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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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한동안 멍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하지 어떻게 내가 지금 행동해야하지..? 교수님에 대한 글을 처음 읽었던건 군대에서였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이 었는데 그 책은 그 동안 문학적 소양이 부족했던 나에게 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해 주고, 앞으로 문학을 어떻게 받아 드릴수 있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었다.

 제대를 하고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영희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ERP시스템에 대해서 설명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작은 선생님의 방에서 선생님은 새로 컴퓨터가 와서 좋은데 이거 ERP너무 어려운거 아니냐며 '나 이거 못하니까 너네들이 대신해줘(미소)' 이렇게 웃으면서 말을 해 주셨다. 2시간 정도에 걸린 설명을 끝내고 나자 선생님을 차를 한잔 주시면서 수고했는데 선물을 하나 줘야지.. 하셨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을 꺼내시고서는 읽어 본적 있느냐고 물어보시며 책 앞에 ' 병희군, 문학의 숲에서 사랑 찾기를... -장영희 ' 라고 적어주셨다. 거기에다 하트표 스티커까지... 좋아했던 책이며 또 이렇게 큰 선물을 해주니 그 기쁨을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비가 오던 12일 화요일.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들러 선생님께 조문을 하고 왔다.
사진속에서는 웃고 계셨던 선생님...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흘러 나왔다...

13일 수요일에 예비군 훈련이라 선생님의 장례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었다.
14일 그리고 오늘. 예전에 주문했던 장영희 선생님의 마지막 에세이집인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내 손에 쥐여져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눈물이 날거 같아 아직 바라만 보고 있는 이 책...

선생님은 땅에서는 불편하게 거동하셨지만 하늘에서는 자유롭게 다니시리라, 그리도 더 행복하시리라 생각하며 선생님을 위해 기도를 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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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1fine



 오늘은 할아버지 제사가 있는 날입니다.

이 못난 손자는 공부를 한다는 핑계를 할아버지를 뵈러 가지 못했습니다.
근데 지금 공부하다가 집중이 안된다는 핑계로 집에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이런 글이나 쓰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사진에서 귀한 손자라며 늘 안아 주셨는데...

요즘 사는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죽으면 어디로 갈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죽음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위험한 상상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TV에서 보면 부모보다 먼저 하늘로 간 자식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부모님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세상을 방황만 하다가 술을 먹고 술김에 이렇게 글로만 글쩍입니다.

누군가 죽으면 우린 '돌아가셨다'라고 합니다.

돌아간다... 처음 온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인데, 왜 이게 두렵고 현재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걸까요?

제가 아는 어떤 신부님은 우리에게 죽음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삶이 보다 의미 있고 소중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물론 그말의 의미를 알겠지만 이렇게 허무주의에 빠지는 건 무엇일까요...?

세상에 뿌려진 여러씨들중에 하나라고 여겨지는 접니다. 그러다가 운 좋게 좋은 토양에서 자라게 되어 이렇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먼 곳을 바로보면 숨이 막혀 오고 우리가 가야 하는 곳이 어딘지를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갑갑하고 숨이 막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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